최종 업데이트 2026.10.07 · 기준 자료: 「부동산등기법」 제23조·제72조, 민법 제621조(2026.3.17. 시행)
「집주인이 전세권 설정에 동의해 주지 않습니다」라는 말 뒤에는 보통 두 가지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왜 동의가 필요한 구조인가, 그리고 동의를 못 받으면 끝인가.
첫 번째 답은 간단합니다. 동의는 호의가 아니라 등기 절차의 요건입니다. 두 번째 답이 이 글의 본문입니다. 끝이 아닙니다. 조문에는 전세권 말고도 길이 두 개 더 있고, 그중 하나는 임대인에게 협력을 청구할 수 있다고 민법이 명시해 둔 길입니다. 상위 검색결과에서 그 조문 번호까지 짚은 글을 찾지 못했습니다.
설정 서류와 진행 순서, 그리고 전세권과 확정일자의 성격 비교는 확정일자 전세권 차이와 보증금 보호 비교에 이미 정리돼 있습니다. 이 글은 동의를 둘러싼 협상과 대안 비교, 그리고 계약서에 무엇을 적어 두는가만 다룹니다. 기준은 2026년 10월 7일 확인한 조문과 대법원 판결문입니다.
동의가 필요한 것은 임대인이 등기의무자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권설정등기는 임차인 혼자 신청할 수 있는 종류의 등기가 아닙니다.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이 등기를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하도록 정하고, 전세권 설정에서는 권리를 얻는 임차인이 등기권리자, 자기 부동산에 권리를 얹어 주는 소유자가 등기의무자입니다.
등기의무자가 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등기필정보, 인감이 들어간 설정계약서와 위임장입니다. 이 서류가 없으면 접수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설득」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 조건의 문제로 다루어야 합니다. 보증금 액수나 수리 범위를 협의하듯, 전세권 설정도 계약 체결 전 테이블 위에 올려 두는 항목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한 뒤에 꺼내면 협상력이 거의 없습니다. 임대인은 이미 계약을 쥐고 있고, 임차인은 이사 날짜를 쥐고 있어서 양보할 쪽이 정해집니다. 전세권을 원한다면 가계약 단계에서 조건으로 말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용익물권인 전세권은 민법 제303조 이하가 정한 물권이고, 등기가 성립요건입니다. 확정일자로 보호되는 임차권은 계약에서 나오는 채권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보호를 얹은 것입니다. 뿌리가 다르기 때문에 동의 없이 갖출 수 있는 쪽과 없는 쪽이 갈립니다.
임대인이 거부하는 이유 다섯 가지 —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거부 이유를 뭉뚱그려 「집주인이 싫어해서」로 두면 협상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거론되는 이유를 나눠 보면 사실인 것과 특약으로 해소되는 것이 섞여 있습니다.
| 거부 이유 | 사실인가 | 근거 / 해소 방법 |
|---|---|---|
| 등기부에 전세권이 올라가면 집을 팔거나 담보로 쓰기 어려워진다 | 사실입니다 | 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 선순위 권리에 대항할 수 있는 전세권은 매수인이 인수 |
| 전세권자가 내 허락 없이 권리를 남에게 넘길 수 있다 | 원칙은 사실, 특약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 민법 제306조 본문과 단서, 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 제5호 |
| 판결 없이 바로 경매를 걸 수 있다 | 사실입니다 | 민법 제318조 — 전세금 반환 지체 시 경매청구권 |
| 비용을 누가 내는지 모르겠다 | 법에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 법정 사항이 아니므로 특약으로 정함 |
| 나갈 때 말소가 번거롭다 | 절차는 사실, 일정은 정할 수 있습니다 |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 공동신청 → 특약으로 일정 고정 |
두 번째 줄이 가장 쓸모 있는 카드입니다. 민법 제306조는 「전세권자는 전세권을 타인에게 양도 또는 담보로 제공할 수 있고 그 존속기간 내에서 그 목적물을 타인에게 전전세 또는 임대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단서로 「그러나 설정행위로 이를 금지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열어 둡니다.
그리고 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은 전세권 등기사항을 열거하면서 제5호에 「민법 제306조 단서의 약정」을 넣어 두었습니다. 즉 그 금지 약정을 등기부에 올릴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모르는 사람에게 넘어갈까 걱정된다」고 한다면, 양도·담보 제공·전전세를 금지하는 약정을 설정계약에 넣고 등기사항으로 기재하는 것으로 그 걱정을 정면으로 지울 수 있습니다. 임차인 쪽에서 포기하는 것은 거의 쓰지 않는 권능이고, 얻는 것은 동의입니다.
세 번째 줄과 첫 번째 줄은 솔직하게 사실로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전세권의 가치가 거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 부담을 존속기간과 말소 일정으로 좁혀 주는 것이 협상의 방향입니다.

동의를 못 받았을 때 쓰는 대안 세 가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권이 막혀도 순위를 잡는 길이 두 개 더 있고, 그중 하나는 임대인에게 협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를 같은 축에서 비교하면 이렇게 됩니다.
| 대안 | 임대인 동의 | 효력이 생기는 때 | 비용 | 쓸 수 있는 시점 |
|---|---|---|---|---|
| ① 전입신고 + 확정일자 | 필요 없음 | 요건을 갖춘 다음 날 0시 | 창구 600원 / 인터넷 500원 | 계약 직후 언제든 |
| ② 민법 제621조 임대차등기 | 반대약정이 없으면 협력 청구 가능 | 등기한 때 | 등기 비용(아래) | 계약 기간 중 |
| ③ 임차권등기명령 | 필요 없음(법원 결정) | 임차권등기를 마친 때 | 신청비 + 등기 비용 | 임대차가 끝나고 보증금 미반환일 때만 |
②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길입니다. 민법 제621조 제1항의 문언은 이렇습니다. 「부동산임차인은 당사자간에 반대약정이 없으면 임대인에 대하여 그 임대차등기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입니다. 제2항은 「부동산임대차를 등기한 때에는 그때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전세권 설정은 임대인이 거부하면 그걸로 끝인데, 임대차등기는 협력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반대약정이 없으면」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으므로, 계약서에 임대차등기를 하지 않는다는 약정을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꾸로 임대인 쪽이 그런 조항을 넣으려 한다면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 서명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도 이 등기를 받쳐 둡니다. 제3조의4 제1항은 민법 제621조에 따른 주택임대차등기의 효력에 제3조의3 제5항·제6항을 준용합니다. 제3조의3 제5항은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고, 그 이후에는 대항요건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즉 등기를 해 두면 이사해도 순위가 유지됩니다.
제3조의4 제2항은 신청서에 적어야 할 것을 따로 정합니다. 부동산등기법 제74조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사항 외에 ① 주민등록을 마친 날 ② 임차주택을 점유한 날 ③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받은 날을 적고, 이를 증명할 서면을 붙여야 합니다. 주택의 일부분이 목적이면 해당 부분의 도면도 첨부합니다.
③은 시점 제약이 분명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은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아니한 경우」에 신청할 수 있게 열어 두었습니다. 계약 초기에 불안하다고 쓸 수 있는 수단이 아닙니다. 그 단계의 순서와 위험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뒤 보증금 회수 경로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비용은 세율이 붙는 자리로 읽어야 비교가 됩니다
금액을 외우는 것보다 어느 과세표준에 몇 퍼센트가 붙는지를 보시면 세 대안의 비용 차이가 한 줄로 설명됩니다.
| 등기 | 등록면허세 근거 | 과세표준·세율 |
|---|---|---|
| 전세권 설정 | 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다목 4) | 전세금액의 1천분의 2 |
| 임차권 설정 | 같은 호 다목 5) | 월 임대차금액의 1천분의 2 |
| 그 밖의 등기(말소 등) | 같은 호 마목 | 건당 6천원 |
과세표준이 다릅니다. 전세권은 전세금 전액이 과세표준인데, 임차권은 월 임대차금액이 과세표준입니다. 여기에 지방세법 제151조 제1항 제2호의 지방교육세가 등록면허세액의 100분의 20으로 붙습니다.
그리고 같은 항의 단서가 바닥을 깔아 둡니다. 「제1호부터 제5호까지 및 제5호의2의 규정에 따라 산출한 세액이 해당 각 호의 그 밖의 등기 또는 등록 세율보다 적을 때에는 그 밖의 등기 또는 등록 세율을 적용한다」입니다. 산출액이 6천원에 못 미치면 6천원이 적용됩니다.
⚠️ 월세 없는 순수 전세에서 임차권등기의 과세표준을 실무상 어떻게 잡는지는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금액은 관할 시·군·구청 세무부서에서 계약서를 들고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조문이 과세표준을 다르게 정해 두었다는 사실까지가 이 글이 말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등기신청수수료는 「등기사항증명서 등 수수료규칙」(2025.7.29. 개정, 2025.8.1. 시행)이 정합니다. 제5조의2 제1항 제3호가 제한물권 또는 임차권의 설정 및 이전등기를 매 부동산마다 18,000원으로 두고, 제5조의5 제1항이 전자신청 10,000원, 전자표준양식 15,000원으로 특례를 둡니다. 설정과 임차권등기가 같은 호에 묶여 있어 수수료는 동일하고, 갈리는 것은 등록면허세입니다.
여기서 비용을 두 번 계산해야 합니다. 설정만 보면 과소평가입니다. 나갈 때 말소 비용과 그 사이의 등기사항증명서 발급 비용이 더 붙고, 말소는 공동신청이라 상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말소등기가 공동신청으로 돌아가는 구조와 서류는 근저당 말소 신청 절차와 공동신청 구조에서 같은 틀로 정리했습니다. 명의와 원인별로 등기비용이 어떻게 갈리는지는 부동산 등기비용 명의변경 원인별 차이에서 다뤘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 조문 (2026.10.07 캡처)*
계약서에 적어 둘 다섯 줄 — 조문 번호를 함께 적습니다
동의를 받아 냈다면 거기서 멈추지 말고 조건을 글로 고정해 두셔야 합니다. 등기사항으로 올릴 수 있는 항목이 정해져 있으므로, 그 목록에 맞춰 적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은 전세권 등기사항을 전세금, 범위, 존속기간, 위약금 또는 배상금, 민법 제306조 단서의 약정, 일부인 경우 도면 번호로 열거합니다. 제3호부터 제5호까지는 「등기원인에 그 약정이 있는 경우에만」 기록합니다.
| 특약에 넣을 것 | 왜 | 근거 |
|---|---|---|
| 범위 — 건물 전체인가 일부인가, 일부면 도면 | 일부 설정은 도면이 등기사항 | 제72조 제1항 제2호·제6호 |
| 존속기간 | 10년 상한, 건물은 1년 미만으로 정해도 1년 | 민법 제312조 제1항·제2항 |
| 양도·전전세 금지 여부 | 등기부에 올려 임대인의 우려를 지움 | 민법 제306조 단서, 제72조 제1항 제5호 |
| 위약금 또는 배상금 | 약정이 있을 때만 등기됨 | 제72조 제1항 제4호 |
| 설정·말소 비용 부담과 말소 일정 | 법정 사항이 아님 | 특약으로만 정해짐 |
여기에 한 줄을 더 권합니다. 임대차등기에 관한 반대약정을 두지 않는다는 확인입니다. 전세권 협의가 중간에 깨졌을 때 민법 제621조 제1항의 협력청구권이 살아 있어야 ②번 대안으로 넘어갈 수 있고, 그 조항은 「반대약정이 없으면」으로 시작합니다.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뒤에 문제가 생깁니다. 민법 제312조 제4항은 건물 전세권설정자가 존속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까지 사이에 갱신거절이나 조건변경 통지를 하지 않으면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설정한 것으로 보고, 이 경우 존속기간은 정함이 없는 것으로 봅니다. 기간의 정함이 없어지면 소멸은 민법 제313조의 통고로 가고, 상대가 통고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나야 소멸합니다. 임차권의 3개월과 두 배 차이가 나는 자리입니다.
보증금 담보 목적으로만 설정한 전세권은 위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실무에서 전세권은 「살기 위한 권리」가 아니라 「보증금을 담보하는 장치」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차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낸 뒤, 그 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하려고 임차인 명의로 전세권설정등기를 하는 형태입니다. 대법원은 이 구조를 두 갈래로 갈라 두었습니다.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267238·267245 판결의 판시사항은 한 줄입니다. 전세권자의 사용·수익을 배제하고 채권담보만을 목적으로 설정한 전세권은 무효입니다.
같은 날 선고된 2018다268538 판결은 유효가 되는 조건과 그 뒤의 효과를 짚습니다. 당사자가 주로 채권담보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고 목적물을 인도하지 않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하고, 전세금의 지급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 지급을 대신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한 겹을 더 얹습니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임차인 명의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그 등기는 유효하지만, 그 전세권설정계약은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해 무효라고 봅니다. 차임 지급 약정이 없고 전세금이 연체차임으로 공제되지 않는 등 당사자의 진의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전세권설정자는 그 사정을 알고 있던 제3자(예컨대 전세권저당권자)에게 연체차임 공제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끌어낼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세권을 보증금 담보용으로 설정하더라도 실제로 거주·사용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사용·수익을 완전히 배제하는 구조는 무효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전세권을 설정했다고 연체차임 문제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보증금에서 공제될 것은 공제됩니다.

등기 비용과 보증보험료를 같은 자리에 놓고 보면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다음 결정은 보통 「등기에 돈을 쓸지, 보증·보험에 돈을 쓸지」입니다. 둘은 목적이 비슷하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등기는 순위를 만들고, 보증·보험은 지급 주체를 만듭니다.
비교하실 축은 네 개입니다. ① 한 번 내는 비용인가 기간마다 내는 비용인가 ② 임대인의 동의나 협력이 필요한가 ③ 사고가 났을 때 누가 돈을 주는가(낙찰대금 배당인가 보증기관인가) ④ 대상 주택과 선순위 채권 비율에 가입 제한이 있는가입니다. 등기 쪽은 ②가 걸림돌이고, 보증·보험 쪽은 ④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금액이 아니라 내 집의 등기부 상태로 갈립니다. 선순위 근저당이 이미 크게 잡혀 있으면 순위를 한 칸 얻는 것만으로는 실익이 작고, 반대로 선순위가 없고 보증 가입 요건에서 막히는 경우라면 등기 쪽이 남습니다. 특정 상품이나 회사를 권하는 것은 이 글의 역할이 아니며, 가입 가능 여부와 보증료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거래 금융기관,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에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전세권 설정에 협력한다」고 적어 두면 임대인이 반드시 해 줘야 하나요?
약정 자체는 유효하므로 이행을 청구할 근거가 됩니다. 다만 전세권설정등기는 공동신청이라 상대가 서류를 내지 않으면 접수가 되지 않으므로, 실제로 받아 내려면 소송으로 가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정만 적어 두는 것보다 계약 체결과 같은 자리에서 설정 서류를 함께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로 민법 제621조의 임대차등기는 조문 자체가 협력 청구권을 정하고 있어, 특약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Q. 전세권을 설정하면 전입신고는 안 해도 되나요?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는 같은 법 제3조 제1항의 요건(인도와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하므로, 전세권 등기만으로는 그 보호가 생기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3조의2 제2항의 우선변제권도 대항요건을 전제로 합니다. 두 제도는 서로를 배제하지 않으니 함께 갖추는 것이 선택지를 넓힙니다.
Q. 다가구주택의 방 한 칸에도 전세권을 설정할 수 있나요?
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 제2호가 「범위」를 등기사항으로 두고, 제6호가 부동산의 일부인 경우 그 부분을 표시한 도면의 번호를 기록하도록 정합니다. 즉 일부에 대한 설정이 제도적으로 전제돼 있습니다. 다만 도면을 준비해야 하고 범위 표시가 명확해야 하므로, 신청 전에 관할 등기소에서 도면 요건을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임대인이 「양도 금지 조건이면 동의하겠다」고 합니다. 받아들여도 되나요?
민법 제306조 단서가 설정행위로 양도·담보 제공·전전세를 금지할 수 있게 열어 두고 있고, 그 약정은 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등기사항이 됩니다. 포기하는 권능은 일반 임차인이 거의 쓰지 않는 것이고, 전세금 반환이 늦어졌을 때 쓰는 민법 제318조의 경매청구권은 이 금지와 무관하게 남습니다. 다만 금융기관이 전세권에 담보를 잡으려 할 때 제약이 되므로, 전세자금대출 조건과 충돌하지 않는지 먼저 확인하시고 서명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전세권 설정을 끝까지 거부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선순위는 이렇습니다. 첫째,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즉시 갖춥니다. 비용이 창구 600원, 인터넷 500원이고 임대인 동의가 필요 없습니다. 둘째, 계약서에 임대차등기 관련 반대약정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민법 제621조 제1항의 협력청구권이 살아 있어야 다음 단계가 열립니다. 셋째, 등기부를 떼어 선순위 채권 규모를 확인합니다. 선순위가 크다면 순위를 얻는 것보다 계약 자체를 다시 볼 문제입니다. 확인 순서는 부동산 계약 전 서류 교차 점검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Q. 전세권을 설정했는데 집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다시 설정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전세권은 등기된 물권이므로 소유자가 바뀌어도 등기부에 그대로 남습니다. 경매로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제4항에 따라 선순위 권리에 대항할 수 있는지와 배당요구를 했는지로 결과가 갈립니다. 매매로 바뀐 경우라면 나중에 말소할 때 새 소유자가 등기권리자가 되므로, 말소 일정을 다시 협의해야 합니다.
조문을 모아 보니 협상 카드가 조문 안에 있었습니다
자료를 정리하면서 가장 의외였던 것은 동의를 못 받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답이 전세권 쪽이 아니라 민법 제621조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상위 검색결과는 「집주인이 동의 안 해 주면 확정일자로 만족해야 한다」에서 거의 끝납니다. 그런데 조문은 임차인에게 임대차등기 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적어 두었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4가 그 등기의 효력까지 받쳐 둡니다. 소송이라는 부담이 남긴 하지만, 「청구할 권리가 있다」와 「상대의 호의에 달렸다」는 협상에서 전혀 다른 위치입니다.
두 번째로 걸린 것은 비용 비교가 같은 선 위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세권은 전세금 전액이 과세표준이고 임차권은 월 임대차금액이 과세표준인데, 이 차이를 짚은 글을 찾지 못했습니다. 숫자만 나열하면 전세권이 비싼 이유가 「등기라서」로 보이지만, 조문을 보면 과세표준의 선택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한 줄이 「전세권은 비싸서 못 한다」로 끝나던 결론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위험 쪽을 짚어 두겠습니다. 전세권을 보증금 담보 장치로만 쓰려는 설계는 2021년 대법원 판결 두 건이 선을 그어 두었습니다. 사용·수익을 완전히 배제하면 무효이고, 유효한 경우에도 전세권설정계약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통정허위표시로 무효가 되어 연체차임 공제 주장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전세권만 걸어 두면 보증금은 안전하다」는 식의 설명을 보셨다면, 그 설명이 이 판결들을 지나간 것입니다. 본인 사안의 설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상담을 거쳐 확인하시길 권합니다.